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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N-talk – 따스한 영혼이 흐르는 사회학자, 이재열 교수

2015.05.07.

지난 3월, 김상범 교수님과 함께했던 세 번째 N-talk가 지나고 벌써 네 번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N-talk는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동문들이 모여 평소 뵙고 싶었던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지요! 이번 동문들이 그 동안 너무 보고 싶어하던 아카데미 사회혁신 모듈의 이재열 교수님과 함께 뜻 깊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날 함께 시간을 보낸 동문 한 분은 교수님의 말씀이 온 세포에 퍼져 전율을 느꼈다는 표현을 해주셨는데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지, 이재열 교수님의 따뜻함이 절로 묻어나는 그 현장을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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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부터 웃음꽃이 만발하는 N-talk 현장

Q. 요즘은 “혁신”을 매우 강조하는 사회인데요, 사회학자로서 “사회 혁신”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이와 관련하여 동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A. 무대를 서는 배우들은 무대 위의 완벽하고 아름다운 모습과 무대 뒤에서 완벽한 무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두 가지모습이 있지요. 무대 위에서의 우아한 모습을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와 좌절, 실패 등을 겪게 되지요.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아주 우아한 모습 뒤엔 굳은 살이 가득한 못생긴 발이 있는 것처럼요. 창의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창의력과 창조성은 타고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 밑의 헛발질과 무대 뒤의 경험이 창조성을 주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은 창의적인 사람을 보고 대단하고 말을 하지만 그 결과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겪은 많은 시행착오들의 과정도 봐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헛발질”이 그 뒤에 숨어져 있음을 생각해야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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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문들의 질문에 진지하게 답을 해주시는 교수님

Q. 사회학을 전공하셨는데 사회학이란 무엇이고, 왜 사회학을 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저는 수학을 너무 좋아해서 공대를 가려고 했습니다.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경로는 다르지만 답은 하나로 모아지는 게 너무 신기했거든요. 그런데 사춘기가 지나고 고등학교 시절에 밑도 끝도 없는 고민들을 하면서 철학과를 가야겠다고 다짐을 했어요. 니체, 사르트르 등 다양한 책들을 읽는데 너무 어려운 거에요.(웃음)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한 서점에 갔는데 상상력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어 무작정 샀습니다.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책이었는데 사회학은 모르지만 그냥 상상력이라는 단어 때문에 산 거죠. 그 책에서 말하길, ‘사회학적 상상력이란 개인의 일생의 고민들은 실존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그 사회의 구조와 연결되어 있고 역사적인 문제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하더군요. 역사, 구조적인 이슈, 나를 연결하여 관점을 전환해가면서 문제를 입체적으로 보는 능력이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것이죠. 너무 근사해 보이는 거에요. 그때 사회학과에 가겠다고 마음 먹었어요.(웃음) 참 철없이 선택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제가 학교다닐 때 당시 사회학과를 간다고 하면 밥벌이를 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많았는데, 제가 하고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사회학을 선택했어요. 지금까지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제 일생일대 최고로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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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님 말씀을 놓칠세라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

Q. 사회학을 통해서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방향이나 관점이 달라지셨나요?
A. 사회학의 최고의 장점이자 단점은 폭이 넓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손에 잘 잡히지 않죠. 학생들에게 가르칠때도 정답은 없고 포괄적으로 바라보고, 달리 생각하라고 강조하죠. 그래서 사회학은 어떠한 정답을 찾기보다는 사회를 바라보는 자기의 관점과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학문과 다르게 사회학은 특정한 베스트셀러 교과서도 없어요. 정답을 쉽게 찾는 것보다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요리를 해서 이해하고 찾아내서 전파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배우는 학생들도, 가르치는 교수들도 어려운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자기 생각의 색깔이 드러나게 되고 전문성이 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한 가지 사항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훈련을 하기에 졸업생들의 경우 실제 사회에 나가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특히 비정형적이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기 나름대로 질서를 구현하고 의미와 해법을 찾는 것, 미래를 위한 사업을 기획하고, 위기상황을 대처하는 등의 관점과 역량이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사회학은 뭐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사회학은 이렇다’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게 있는 것 같아요. 정답이 없는 학문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점으로 사회학은 참 친구가 많이 있어요. 협동연구를 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거죠. 사회학은 공학, 의학, 법률, 경영, 복지, 문학 등 다양한 학문과 협업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보면 사회학은 참 정체성이 없는 학문인 것 같은데요.(웃음) 특정 분야의 어떤 이슈를 종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 그 분야의 전문가들보다는 사회학자가 넓은 관점에서 전문가들이 보지 못하는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서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복지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어요. 복지는 그 사회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로 볼 수 있는데요, 저는 복지국가로 가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투명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복지에 대한 투자를 막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 지에 대해 정치적인 이슈, 시민사회의 역할 등의 협업을 마련해야하는 것이죠. 이런 부분들을 해결해야 더 나은 복지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와 관련해서 사회의 질(Social Quality : SQ)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요, SQ는 사람으로 보면 “인품” 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부분은 영국, 프랑스, 일본과 비슷한 순위이지만 SQ로 보면 OECD 30개국 중 28위이거든요. 공익적인 차원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규칙이 공정한지, 얼마나 투명한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등을 보는 공공성 분야에서는 빵점이라고 할 수 있죠. 이처럼 경제적인 살림살이는 비슷하지만 왜 선진국으로 느끼지 못하는가는 SQ에 있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사회학자가 바라보는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요즘은 복지도, 창의력도 환경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개개인이 살기 힘든 각박한 세상이다 보니, 사회의 질(SQ)에 대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A. 창의적이고 과감하려면 ‘실패해도 괜찮다’는 개런티가 있어야해요. 하지만 우리 사회 시스템은 ‘실패하면 안 된다’고 말을 하고 있어요. 창업할 때 대부분 잘못 되면 나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내 주위도 다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들 회피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려 하죠. 사람들이 여유가 없는 이유는 개인의 여유가 없는 것도 있지만 사회적인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들 위험을 회피하는 경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것은 단기적/개별적으로 보았을때는 각자의 경쟁이지만, 장기적/사회 전반적으로 보면 미래에 대한 활력이 다 떨어지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전부 위험을 회피하기만 하면 혁신은 없을테니까요. 제가 어렸을 적에는 경제적으로는 빈곤했지만 희망이라는 자본은 풍부했어요. 미래에 대한 꿈이 있었기에 도전을 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그것에 대한 희망이 있었어요. 그야말로 “꿈 자본”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지금은 꿈이 사라지고 빈부가 아닌 꿈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같은 맥락에서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을 “성숙”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성숙하지 못한 어른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회성이라는 것이 같이 어울려서 서로 마음을 이야기하면서 성장하는 것인데, 경쟁사회에 익숙해져서 상대를 경쟁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다보니 사고와 관계의 미숙함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생기는 것이죠. 현재의 환경도 중요해요,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꿈 자본을 바탕으로 성숙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회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이러한 관점에서 비영리 분야에서 종사하고 계시는 여러분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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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기애애 교수님과 함께 엄지 척!

동문 분들의 질문 공세에도 특유의 인자하신 미소와 함께 하나하나 진지하게 답변해주신 이재열 교수님과의 N-talk 어떠셨나요? 가슴에 새길 명언들로 아카데미 동문 팬클럽이 생겼다는 소문도 있었는데요! 물 밑의 헛발질, 꿈 자본 등 많은 분들이 집에 가는 길에 곰곰히 되뇌어볼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신 교수님과의 시간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분과 함께 N-talk를 할 지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지난 N-talk 다시 보기 : http://goo.gl/TQgWz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