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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프론티어 유스] ‘공감’과 ‘연대’를 말하다. 부지영 영화감독과의 만남

2015.10.05.

아산 프론티어 유스 정기교육 세 번째 시간, 이날엔 특별한 분이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영화 ‘카트’로 비정규직 문제를 재조명한 부지영 영화감독님입니다. 감독님께서는 <부지영 감독이 걸어온 길, 청년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주제로 특강을 해 주셨는데요. 강연 중간중간 질문이 오고 가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부지영 감독님과의 특별했던 하루, 그 생생한 현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영화 <카트>를 시청하고 있는 단원들

 

“내가 영화를 찾은 게 아니라, 영화가 나를 찾아왔습니다”


부지영 감독 : 제 영화 인생은 아는 선배의 권유로 영화 마케팅 회사에 입사하면서 시작되었어요. 그곳에서 약 3년 정도 마케팅 업무를 했습니다. 사실 계속해서 경력을 쌓아나갈 수도 있었는데, 점점 업무가 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반면 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많은 영화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고, 점차 영화를 만드는 것이 저의 적성에 맞는다고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영화감독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삼수를 한 끝에 한국영화아카데미에 들어갔고, 이곳에서 영화감독의 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디 앨런이라는 영화감독이 “내가 영화를 찾은 게 아니라 영화가 나를 찾은 거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저에게도 이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중략) 첫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어요.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현실적으로 영화 작업에 매진하는 게 쉽지 않았답니다. 그때쯤,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가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때 다니던 도서관에서 시나리오를 썼는데, 제가 쓴 시나리오가 제작지원공모에 당선되어 예산을 지원받고 영화를 촬영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영화가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예요. 배우 공효진, 신민아 씨가 출연했죠. 혹시 이 영화 보신 분 계신가요?

 

김예진 단원 : 저 봤습니다! 대학교 수업 과제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를 봤는데, 영화에 나오는 ‘트랜스젠더’ 가족을 보며 가족 구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부지영 감독 : 영화를 본 친구가 있다니 반갑네요. 성 소수자에 대한 제 관심이 반영됐던 영화예요.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였던 만큼 대형스크린에 걸리기는 힘들었지만, 무비꼴라주로 상영되면서 약 2만2천명 정도가 관람했답니다.

 

 

2 ▲ 특강을 진행 중인 부지영 영화감독

성 소수자, 비정규직 근로자 등 비주류를 조명하다

부지영 감독 : 영화 ‘카트’는 제작사 대표님이 시나리오를 권유해 준 게 계기가 되어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사실 깜짝 놀랐어요. 사회적으로 민감한 ‘비정규직’을 주제로 주류영화를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시나리오를 보며 이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실제 사건의 디테일들을 영화에 반영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후 계속되는 시나리오 수정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2~3번 정도 수정하면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1년이나 걸렸답니다.

 

권종률 단원 : 아줌마와 같은 평범한 여성이 노동운동을 하는 영화를 만드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부지영 감독 : 평범한 아줌마를 주인공으로 한 이유는 우리가 모두 평범하기 때문이예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였다면, 공감이 안 됐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보통 남편이 회사에서 해고당하면 가족들이 응원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아내가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노동자 관련 뉴스가 나오면 일단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상당하죠. 무작정 편견을 갖기 전에 그 사람들이 어떠한 이유로 노동운동을 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NGO 단체에서 근무하는 여러분들이 가져야 할 첫 번째 덕목은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공감 능력이 없으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문유선 단원 : 영화 ‘카트’를 보면 여성이 중심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가는데, 왜 이렇게 의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가 드물잖아요. 특히 영화 속에서 선희(염정아)의 딸이 TV로 보던 만화가 ‘마당을 나온 암탉’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의도해서 넣으신 장면인지 궁금합니다.

 

부지영 감독 : 네 말씀해 주신 대로 의도를 가지고 ‘마당을 나온 암탉’을 영화 속에 사용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중에서 주인공이 ‘양계장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했던 이유는 ‘카트’가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 영화가 제게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마트 아주머니들이 중요한 도전을 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반찬값이 아닌 생활비를 벌러 나온 아주머니들이 제대로 대우를 못 받고 있던 현실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게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3 ▲ 특강을 경청하는 단원들

 

“공감 능력이 없으면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할 수 없다” 

부지영 감독 : 훌륭한 감독은 성별로 좌우되지 않아요. 확실하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말을 잘해야 하는 것 같아요.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어떤 사항, 영화의 모습, 이미지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죠. 감독의 생각을 배우, 촬영감독, 미술감독, 음악감독, 연출부, 제작국 등 여러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가령 어떤 난관에 부딪혔을 때, 혼자 고뇌하고 혼자 해결하려고 하면 해결이 쉽지 않아요. 감독에게는 현장에서 짧고 굵게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죠. 영화 제작 과정에서는 정말 많은 스태프와 함께 일하기 때문에, 이러한 소통 능력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윤정현 : 다음 작품은 어떤 주제로 계획 중이시며, 만약 제작비가 정말 많으시다면 어떤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으신가요?
부지영 감독 :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제작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어요. 일단은 여러 가지 영화 소재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여자 액션영화를 하고 싶답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도 이미 많이 기획하고 계신 거 같아 제 기회가 올지 모르겠어요.

김용은 단원 :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부지영 감독 : 남자배우는 박해일 씨, 여자배우는 전도연 씨와 꼭 작업해보고 싶네요.

 


4▲ 부지영 감독님과 함께한 아산 프론티어 유스 단원들

 

단원들의 질문을 끝으로 부지영 감독님과의 만남 시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나 더 진행될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특강이었는데요. 평소에 만나기 힘든 영화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많은 단원에게 매우 뜻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제1기 아산 프론티어 유스 단원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연사 특강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