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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프론티어 펠로우십 칼럼-2016 이강권 펠로우]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가능성의 꿈, 굿윌 인더스트리 짐 기본스 CEO를 만나다.

2016.06.24.

이강권

공유경제, 사회적 기업, 소셜벤처, 소셜 임팩트…최근 다양한 매체 혹은 사람들 사이의 대화를 통해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는 단어들입니다. 공공과 비영리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던 소셜 섹터의 일들이 비즈니스의 세계로 또는 우리의 일상 속으로 깊숙히 스며드는 모양새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 맞추어 최근 성장을 거듭하는 조직이 있습니다. 바로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입니다.

사회적 기업은 빈곤, 실업 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결에 조직의 궁극적인 미션을 두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메커니즘을 활용합니다. 최근 들어 각광 받고 있는 기업 유형의 하나로, 영리와 비영리의 속성을 두루 갖추었다고 하여 하이브리드형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2007년 최초로 55개의 인증 사회적 기업이 등장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5년 말 기준으로 총 1,640개의 사회적 기업이 인증을 마쳤습니다. 8년 만에 무려 약 30배에 가까운 양적 성장을 이루어 낸 것 입니다.

00▲ 연도별 사회적 기업 인증기업 누적 수 (자료: 사회적기업진흥원, 2015)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사회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속에서 성장을 거듭해온 한국의 사회적 기업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몇 가지 있습니다. 이는 특히 오늘의 사회적 기업가 또는 저를 포함한 미래의 예비 사회적 기업가들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우선 기업으로서의 생존 주기가 짧은 점이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최근의 경영환경을 보면 사회적 기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가들에게 가혹한 시기임은 자명합니다. 신년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위기’, ‘비상 경영’과 같은 표현은 기업가들의 위기 인식을 잘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가들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지향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바람 앞에 등불과도 같습니다. 정부 의존도가 특히 높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의 경우 지원금이 중단되는 즉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재무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것도 뛰어넘어야 할 숙제입니다. 소셜 미션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의 가치를 논하는데 있어 엄격한 재무적 기준을 적용하기는 힘들지만, 기본적인 조직의 모습을 갖추고 사업을 지속하는 수준의 수익성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2015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표한 ‘2014 사회적 기업 성과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 약 80%에 해당하는 대다수의 사회적 기업이 단지 손익분기점의 문턱을 넘어서는데 실패하였습니다. 만약 정부 지원금이 없었다고 한다면 이 수치는 더 높아졌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봅니다.

 

“사회적 기업에 지속가능성이란 어울리기 힘든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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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 이상한 사회적 기업이 하나 있습니다. 10년도 아닌 100년 이상 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총 5.6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사회적 기업입니다.

바로 제가 현재 펠로우로 근무하고 있는 굿윌 인더스트리(Goodwill Industries)입니다.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 궁금했습니다. 일반 대기업도 10년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최근의 경영환경에서, 영리기업도 아닌 사회적 기업이 어떻게 한 세기를 넘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일까요?

이번 칼럼을 통해 백년 장수 사회적 기업인 굿윌 인더스트리가 지난 100년 이상 생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며, 이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굿윌 인더스트리 짐 기본스(Jim Gibbons) CEO를 만났습니다. 이 인터뷰 내용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다음은 짐 기본스와의 일문일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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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굿윌 인더스트리 CEO 짐 기본스(왼쪽)와 함께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서, 굿윌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백년 넘게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 모델을 운영해오고 있는 굿윌 인더스트리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굿윌은 사회적 기업인가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이유는 무엇인가요?

네, 굿윌은 사회적 기업이 맞습니다. 우리는 기부 물품을 활용한 소매 사업을 하며 전 세계 약3,000개가 (2014년 기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들과 같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직업훈련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해나가며 궁극적으로 소셜 임팩트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3▲  굿윌 인더스트리 인터네셔널 본사 로비에 게시되어있는 당사 미션과 비젼

 

* 굿윌 비전: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동시에 삶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

* 굿윌 미션:  굿윌은 지역사회를 강화하고 기회의 장벽을 없애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배움과 노동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개인과 가족의 존엄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굿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백년 넘게 조직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넓고 촘촘한 네트워크가 우리 사업의 강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는 전 세계3,000개가 넘는 굿윌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기부 물품 소매 (Donated Goods Retail, DGR)라고 불리우는 굿윌 고유의 사업모델이 우리의 모든 네트워크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굿윌이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되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처럼 우리의 사업이 모든 지역사회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사업을 실시하는 글로벌 사회적 기업인 굿윌의 경쟁력은 강력한 중앙 통제가 아닌 오히려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은 단위의 굿윌 조직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에서 나옵니다.
 


지역사회와의 굳건한 유대를 바탕으로 백년 사회적 기업의 명맥을 유지해오셨는데, 지역사회와 가까워지기 위해 구제척으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우리는 지역의 굿윌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각 조직이 유연하게 지역사회와 단단히 밀착될 수 있도록 합니다. 굿윌에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165개의 굿윌 멤버들이 존재하며 각 멤버는 독자적인 CEO를 선임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이사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의 독립적인 조직으로서 자신의 사업활동을 수행하는데 있어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으며 나아가 전체 굿윌 조직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데에도 비중있게 참여합니다.

1년에 한 차례씩 열리는 Delegate Assembly를 통해 각 멤버 기관의 굿윌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사 방침과 전략을 결정합니다. 본사는 각 지역이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할 뿐, 각 지역의 중요한 의사결정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굿윌의 네트워크가 일반적인 프랜차이즈식 소매 비즈니스 모델과 다른 점이지요. 본사에서 강력한 통제권을 갖고 일관된 정책을 탑-다운 방식으로 매장에 전파하는 프랜차이즈 사업과는 다르게 굿윌의 조직은 미션과 핵심가치를 공유할 뿐, 각 지역의 네트워크가 자신의 사업과 활동에 있어서 명확한 리더십을 갖고 있습니다.

04▲  지난 2016년 3월, 브라질 굿윌 매장의 오픈행사. 해당 지역사회의 다양한 사람들과 NGO조직이 참여하여 성대하게 빛났던 본 행사는 굿윌이 추구하는 지역사회 밀착전략의 좋은 사례가 되었다.

 

공익과 비즈니스의 모호한 경계로 인해 사회적 기업은 때때로 비난에 직면합니다. 수익성을 위해 미션의 가치가 희석된다거나, 부실한 사업운영 등으로 사람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미션과 비즈니스를 함께 추구해야 하는 사회적 기업이 어떻게 균형을 잘 유지할 수 있을까요?

사업을 통해서 창출한 사회적 가치 즉, 소셜 임팩트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사회와 투명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적 기업이 영리 기업과 다른 점은 궁극적인 존재 가치를 소셜 미션의 달성에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이 사회로부터 신임과 지지를 받으려면 자신이 창출한 임팩트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인정받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사업과 재무적 성과는 구체적입니다. 하지만 미션 그 자체는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이 사업을 통해 어떻게 미션을 달성하고 있는지 그 프로세스를 명확히 밝히고 되도록 명확한 지표로 그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다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시선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06▲ 굿윌 홈페이지 메인 화면. 굿윌 사업을 통해 삶이 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굿윌 임팩트 계산기를 통해 자신의 기부를 통해 어느정도의 소셜 임팩트가 창출될 수 있는지 장량적으로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굿윌 홈페이지 바로가기

* (이강권 펠로우) 굿윌의 홈페이지에서는 사업모델인 DGR을 통해 창출한 임팩트를 체계적으로 측정·관리하여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굿윌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의 숫자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공개함으로써 자신들의 활동이 실제로 사회문제에 기여하고 있음으로 충분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실제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낫게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달하여 굿윌 사업의 정당성을 확실하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사업모델, 금융, 마케팅 등 비즈니스에 관한 역량을 충분히 쌓을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사업가적 마인드와 스킬을 바탕으로 훌륭한 소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십시오.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없이 자선적 목적에만 충실한 사회적 기업은 향후 사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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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짐 기본스 CEO의 주장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굿윌이 백년 넘게 성공적으로 운영되어오면서 수백 번 검증을 견뎌낸 사업에 대한 강한 확신이 밑 바탕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속가능한 굿윌 사회적 기업 모델의 원동력은 지역사회와 강하게 밀착된 풀뿌리 기반의 지역 네트워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충분히 조직 전체에 내재화되어 일종의 전통 또는 문화로 남아 자연스럽게 계승,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이 지속가능하게 살아남기 위해 이겨내야 할 난관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영리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부족한 자원과 인력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 또한 소셜 임팩트 창출하는 끝없는 고민의 연속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알아 본 굿윌의 성공사례가 이 시대의 사회적 기업가들이 갖고 있는 고민의 일부를 덜어 줄 한 가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굿윌 인더스트리의 짐 기본스 CEO와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이강권 펠로우의 말처럼, 자신들만의 확고한 운영 철학으로 사회적 기업으로서 오랜역사를 가지게 될수 있었던 굿윌 인더스트리! 현재 자리잡아가는 국내의 사회적 기업가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고있는 이강권 펠로우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굿윌에서 많은 스킬과 노하우를 전수받아 앞으로 국내에서 멋진 뜻을 펼쳐나아갈 이강권 펠로우의 모습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