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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프론티어 펠로우십] 2016 IMF/World Bank Annual Meeting 참석 이야기 – 김수영 펠로우

2017.05.19.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3대 국제 금융 기구로 꼽히는 세계은행(World Bank Group, 이하 WB)과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이하 IMF)은 제가 아산 프론티어 펠로우십으로 있었던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해 있습니다특히 IMF는 우리나라가 1997년에 차관을 받으면서부터 온 국민이 알게 된 국제기구가 되었지요 IMF와 WB 1년에 한번 Annual Meeting을 진행하는데이 회의에 시민사회기관들을 초청하여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고 그 의견들을 사업에 적극 반영하기도 합니다소정의 선발과정을 거쳐 저도 비영리 시민사회기관에서 종사하는 참여자로 초청받아 이 연례회의에 다녀왔습니다.

 

1▲IMF/World Bank Annual Meeting 회의장 앞에서

 

이번 Annual Meeting에 참가하면서 WB IMF가 국제개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들을 고민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다양한 세션과 주제에 맞는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앞으로 어떻게 하면 국제개발을 더 잘 할 수 있을까겉으로 증명되는 수치적인 데이터나 좌표가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유의미한 효과를 측정하고 그 파급효과를 더 널리 퍼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제가 참여했던 세션 중 가장 인상 깊고 유익했던 두 가지 세션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2▲World Bank 입구에서

 

세션 1. WB 사업에서의 시민참여 평가 (Evaluating citizen engagement in World Bank operations)

이 세션에서는 WB가 시민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내는지 그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정부 및 WB 등과 함께 일하는 두 곳의 NGO에서 느낀 경험과 도전과제기대에 대한 공유가 있었고, WB 내 독립된 평가그룹인 IEG (Independent Evaluation Group)에서 세션을 진행하며 WB가 하고 있는 고민들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처음에 WB IEG가 왜 시민참여 평가를 시도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문을 열면서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한 패널리스트는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아무 목소리를 내지 않게 되면 그 사업은 효과적일 수 없게 된다우리가 진행했던 사업 중에 3분의 1의 운영이 지역사회의 참여 없이 이루어졌고, 3분의 2에 이르는 프로젝트가 시민참여를 전제로 하지 않았다그래서 우리는 시민참여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공식적으로 힘을 써 보기로 했다.” 고 했습니다.

현지 주민을 위한 프로젝트를 한다고 하면서 주민들의 참여를 측정하지 않고 의사결정을 한다면 제대로 된 프로젝트가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WB도 이 것을 알기에 시민참여를 모니터링하고어떻게 더 발전시켜갈 수 있을지 지켜보면서 많은 내부/외부적 어려움과 딜레마에 부딪치면서도 시도한다고 하였습니다.

 

3▲세션 중인 패널들의 모습

 

우간다에서 진행되었던 WB 사업을 지켜본 한 패널리스트의 경험은 조금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그가 말하기를우간다의 교육을 위해 투입되는 국제개발 자금이 엄청나지만 실제로 프로젝트의 질은 아주 낮은데그 이유가 80% 이상의 학교가 시작만 하고 완료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사람들은 실제로 짓다 만 저 학교들이 WB가 자금을 지원한 프로젝트라는 것도 모르고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지도 모르는 채 내버려 둔다고 했습니다만약 지역사회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개입할 수 있었다면왜 학교가 완공되고 교육을 받아야 하며 또 중요한지 상호 이해하고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유지해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이후 지역사회의 참여와 관련한 WB의 전략 및 설명에 대해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수혜자에 대한 피드백을 측정할 것이라고 하는데과연 그것으로 충분할까어떻게 현장으로부터 시민참여의 현실을 개선할 수 있을까실제로 29%의 프로젝트가 진정한 피드백을 받았다고 하는데이 숫자를 늘리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이런 측정을 하면서 50%이상 시민들의 시간을 할애 받아야 하는데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는데어떻게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들에 대해 IEG 역시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라고 하였습니다시민참여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모든 시민참여를 다 지원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가 있어시민참여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각국 정부의 입장까지도 설명하였습니다. WB는 시민참여를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관련 자료를 더 많이 방출하여 시민사회 및 정부가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시민참여가 프로젝트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설득해야만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4▲패널 Jan Weetjens (Global Partnership for Social Accountability)와 함께

 

패널리스트의 발언 중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WB도 시민사회의 참여를 얻기 위한 그들의 전략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WB가 이 전략이 모든 국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보면그들도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대신 이것은 하나의 Movement(운동)이라고 하는 데서저는 WB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노력을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이런 변화에 동참하여 50개 이상의 정부가 이미 시민사회를 위해 자금지원을 결정했다고 합니다정부도 이런 자원들이 시민사회를 위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고결국 시민사회를 위한 프로젝트에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같이 나아가는 첫 발을 떼고 있는 것이라는 데에 모두가 동의한 것입니다.

 

5▲패널 Jeff Hall (Executive Director, Bank Information Center)과 함께

 

세션 1의 많은 제안 중에서도시민들 중 누가 참여를 하고언제 어떻게 정보가 제공되어야 할 것인가 WB가 어떻게 이 일을 모니터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각 나라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액션을 취할 수 있어야 적절한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이 부분에 대해서는 WB가 어떻게 접근하고 나아갈 것인지 기대하며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국제개발 기구 중 가장 상위에 있다고 여겨지는 WB가 탑다운(Top-down)방식이 아니라 어떻게든 프로젝트의 디자인에서부터 시민참여를 모색하는 모습이 참 고무적이었습니다.

 

세션 2. 월드뱅크의 새로운 사회환경의 프레임워크실행을 위한 기회와 도전과제 (The new World Bank environmental and social framework: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for implementation)

2016 8 4, WB의 이사회가 WB 자금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들의 사람과 환경 보호를 확장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승인하였습니다. ESF (Environmental and social Framework)라고 불리는 이 프레임워크는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인 투명성비차별성포괄적 사회대중참여와 책임성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쉽게 말해이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사업대상자(사람)와 사업장(환경)에 대한 새로운 보호조치(Safeguard) 정책인 것입니다.

이 세션에서는 ESF의 실행을 위한 적용시기와 해결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 졌습니다이 정책을 개발하고 수정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이 정책의 실행에 초점을 맞추고는 있지만 WB 뿐만 아니라 수혜국과 시민사회가 준비될 때까지 이행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고앞으로 18개월동안 이 ESP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방법 등을 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WB의 전략은 결과 중심(Outcome based), 위험 중심(Risk based) 접근을 골자로 하고 있었습니다방대한 내부 교육 프로그램으로 일반적인 의식 수준을 높이고 300명에 이르는 ‘환경 및 사회 세이프가드 스탭들에게 보다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제공한다고 했습니다세이프가드 스탭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트레이닝과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절차도 갖추었다고 합니다.

 

6▲CSO, NGO 참가자들과 토론과 질의응답을 하며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는 사업들에 이 프레임워크를 모두 적용한다는 것이 엄청나게 어렵다는 것을 WB도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특히 차관을 제공받는 국가의 역량프로젝트 수준과 국가 수준 사이의 괴리지역 프로그램의 특수성 등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WB는 다양한 기관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워킹그룹을 조직하여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만들고내부 직원들과 공유한 후 WB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때때로 전문가 패널을 조직하여 가이드라인에 정보를 주며 업데이트를 할 것이라고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국제개발협력이 선진국혹은 선진 국제기구가 개발도상국을 도와주는 프로젝트라 여기며 그들의 생각과 기준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서 진행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그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어쩌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루어진 많은 국제개발의 프로젝트가 사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의 목소리와 시민사회의 참여를 충분히 투영해 내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사업이 이루어지는 사회적환경적 위험을 간과해서 사람이나 자연을 적절하게 보호해 내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다행히도국제개발분야의 경험과 성숙도가 축적되어 이제는 WB, IMF 및 많은 정부와 NGO에서도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숫자 너머의 파급력과 효과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WB/IMF Annual Meeting에 참여하면서 지역사회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사례들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하였습니다또한 기존의 모니터링 및 평가에서 나타나는 결과를 넘어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사업의 진정한 성과 측정을 위한 장치 마련 노력을 보며 사람을 위한 개발지속 가능한 개발에 우리가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