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 신입 매니저이던 시절을 지나 입사 3년차 매니저가 된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스타트업팀 심유지 매니저입니다. 그녀를 한 번도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아마 없을거예요. 그만큼 한 번 보면 계속 보고 싶은 매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유지님은 특히 스타트업팀에서 마루의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마루에서 생활하는 마루민에게 활력과 행복을 선사하기로 유명(?)한데요. 아산나눔재단, 그리고 마루에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유지님과의 인터뷰를 지금 시작합니다.
아산나눔재단(이하 아): 유지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심유지 매니저(이하 심): 안녕하세요. 저는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팀에서 일하고 있는 심유지입니다. 창업생태계 내 ‘연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포부를 가지고 있는데요,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커뮤니티 매니저가 제 역할입니다.
아: 유지님은 아산나눔재단이 ‘첫 직장’이죠. 재단을 첫 직장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심: ‘창업가를 지원하는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실제로 저희 아버지께서 베트남에서 20년 넘게 사업을 하고 계세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는 걸 보면서 생각했던 것이 사업을 하는 데 누군가 도와주면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대학 시절 우연히 해외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해외개척단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3개월간 실제로 한 닭고기 업체의 수출을 돕는 역할을 했어요. 기업 지원이라는 것을 처음 해본 거였죠. 매출도 잘 나왔어요. 그때 기업을 지원하는 일에 대한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특히 스타트업은 폭발적 성장 가능성이 있고, 성장을 지원하면 효과가 확실히 보이잖아요. 그래서 스타트업 지원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마침 재단에 스타트업팀 지원 공고가 떴고요. 실제로 와서 해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스타트업 지원이라는 게 참 범위가 넓고 다양하고, 또 전문 지식까지도 필요로 하는 일이란 걸 깨달았어요.
아: 유지님과 재단은 서로 필요로 한 타이밍이 딱 맞았던 거네요. 그런데, 아산나눔재단은 공익법인이라 기타 스타트업 지원 기관이나 VC, AC와는 또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지님이 생각하기에 재단 스타트업팀과 타 지원기관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모든 분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하시는 것에 있어서는 공통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산나눔재단은 직접 투자도 하지 않고, 그야말로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에 충실한 것이 특별하다고 생각했어요. 숲을 그리면서 나무를 심는 일이라고 할까요? 외부의 도움을 통해 스타트업이 살아남고, 스케일업을 하는 것보다 같은 커뮤니티에서 스스로 팀을 키우면서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실제로 그 안에서 제가 이 커뮤니티 내의 많은 팀들을 연결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요. 이 차별점을 저는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해요. 앞으로도 마루라는 커뮤니티 안에 많은 창업가와 사회혁신가가 서로 도우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연결자 역할을 잘하고 싶어요.
아: 잠시 힌트가 나온 것 같긴 한데요, 유지님은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심: 간단히 말하면, 재단이 지향하는 문화인 ‘페이잇포워드(Pay-it-forward)’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재단이 지원하는 스타트업에 필요한 것을 사전에 이해하고, 우리가 가진 네트워크나 자원을 이들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죠. 일례로, 마루에는 ‘베네핏’이라는 것이 있어요. 클라우드 크레딧을 제공하거나 법률이나 세무, 번역 등 필요한 전문 서비스를 연계해주거나 임직원 건강검진 할인 혜택을 준다거나 하는 것들이죠. 단순한 현물 지원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성장주기 별로 필요한 베네핏을 구비하기 위해 저희도 열심히 혜택을 발굴합니다. 우리가 이 베네핏을 잘 마련해두면 스타트업들이 필요한 시기에 찾아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또 제가 하는 일 중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 관리에요. 작년 11월 마루360을 개관하면서 마루라는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그렇지만 한 공간에 모여만 있다고 교류가 일어나진 않아요. 접점을 마련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생각을 나누는 촉매제가 필요하죠. 입주사를 위한 워크숍, 타운홀미팅, 상시로 진행하는 런치, 디너 이벤트 등을 통해 이런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 유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재단은 지난해 11월, 마루360을 새로 개관했습니다. 360 개관 후 변한 점이 있나요?
심: 일단 가장 좋은 것은 약수와 마루180으로 나뉘어져 있던 재단의 사무국이 하나로 통합된 거예요. 조직이 이원화되어 있어 서로를 궁금해할 때가 많았는데요, 이제 한 건물을 사용하게 되면서 팀별, 사업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그리고 업무적으로 달라진 점은 제가 신경써야 하는 커뮤니티 내 구성원이 압도적으로 늘었다는 것이죠. 단순 숫자로만 보면 세 배 정도 늘었는데요, 그 사람 간의 경우의 수까지 생각하면 제곱 배로 늘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자를 직접 마주하다보니 이들을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을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마루라는 공간에 일단 들어오셨다면, 졸업하는 그날까지 마루 커뮤니티에서 저희가 추구하는 문화와 혜택을 충분히 누리고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정말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어요. 고민이 더 깊어졌다는 것이 변한 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하.
아: 새로 개관한 마루360 자랑 한 번 해주세요!
심: 마루는 기업가정신을 실천하고 확산하는 사람들의 플랫폼입니다. 마루360은 특히, 여러분이 가진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곳이에요. 이곳에 오시면 생태계 내 다양한 플레이어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투자자, 액셀러레이터, 스타트업, 협회, 교사, 중고등학생 등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다양한 구성원을 만나고, 그들과 교류할 수 있어요. 다양성이 생긴 만큼 다방면의 관점으로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또, 마루360을 만들면서 재단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공간 곳곳에 모두 담았어요. 틀에 박힌 생각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하고 싶다면, 기업가정신을 그야말로 경험해보고 싶다면 마루360으로 오세요!
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참 많은 스타트업을 봐왔을 거예요. 유지님의 기억에 가장 남는 팀이 어디인지 물어보고 싶네요.
심: 정말 어느 한 팀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진짜 모두 너무 기억에 남고 소중해요. 그런데 굳이 꼽자면, 온라인 라이브 키즈 스쿨 ‘꾸그’를 운영하는 글로랑이에요. 글로랑은 원래 유학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었는데, 유학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성장하다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런데도 팀 핵심멤버가 단 한 명도 이탈하지 않고 바로 피벗을 준비하시더라고요. 실제로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우리가 지원하는 팀이 어려움을 겪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겠다고도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피벗을 통해 론칭한 ‘꾸그’가 너무 잘되고 있어 기쁘기도 합니다. 한 팀만 더 꼽자면 인포크입니다. 마루에 페이잇포워드 문화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대표적 팀이에요. 사업을 하면서 느낀 인사이트를 나눠 주시려고 자리도 마련해주시고, 같이 입주한 입주 팀들에게 무언가를 계속해서 나눠주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그렇게 서로 성장해가는 것도 몸소 느꼈고요. 특히 두 팀은 제가 입사하고, 마루 입주부터 졸업까지 지켜본 팀이라 더 기억에 남아요.
아: 그럼, 유지님이 재단에 근무하며 가장 뿌듯했던 일이 무엇인지 물어볼게요. 이유도 함께 알려주세요.
심: 하나는 지난해 4월 기획했던 마루 워크숍이요. 재단에 입사하고 워크숍을 처음 기획했는데, 제가 생각한 마루 커뮤니티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의 성장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있어서 그 필요와 의지가 엮여가며 자생적으로 활발히 돌아가는 모습이었어요. 재단의 개입없이도 마루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계속 네트워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워크숍이 끝나고 실제로 참석했던 대표님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협업을 기획하실 때 희열을 느꼈어요. 저희(재단)가 없어도 서로 참 잘 지내시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둘째로는 업무를 약간 자동화한 것? 저는 뭐든 모으는 걸 좋아하는데요, 재단에서도 파편화되어 있던 알럼나이 정보라든가 베네핏 데이터를 쭉 모아서 자동화하는 작업을 했어요. 실제로 실무하는 매니저님들이 업무에 이를 잘 활용하고 계신 것 같아서 기분 좋아요.
아: 2022년이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요. 유지님의 2021년을 회고해볼까요? 작년은 유지님께 어떤 한 해였나요? 2022년 목표도 알려주세요.
심: 2021년은 제게 도전과 혼동, 그리고 성장의 한 해였어요. 1년차에는 그냥 눈 앞에 닥친 것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면, 2년차인 작년에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면서 업무를 해야 하니 고민이 많아졌죠. 큰 그림 안에서 필요한 작은 조각 그림들을 찾아내고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해보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그러면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배움의 기울기를 늘려보려고 해요. 1년차엔 모든 게 새로웠는데 2년차에만 해도 익숙해지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최선의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끝까지 시도하는 사람이 될래요. 인격적으로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 마지막으로 재단에서 유지님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심: 저는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재단 동료뿐만 아니라 재단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재단과 함께하는 파트너사 등등 우리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믿어주는 사람이 될거예요. 주변에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 자신의 역량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루에 오는 모든 이들이 자신을 믿고,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을 믿으며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제가 더 노력할게요.
유지님은 인터뷰 내내 ‘가능성’과 ‘연결’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많이 언급했습니다. 그만큼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참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마루에 계시는 모든 분은 가능성을 가진 이들이고, 이들의 가능성을 믿으며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유지님. 겉으로 드러나진 않아도 보이지 않는 손(?)이 되어 마루라는 숲을 아름답게 가꿔나가는 모습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여러분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이 필요하신가요? 그리고 그 가능성을 시작하고, 확장하고 싶다면 모두 마루를 기억해주세요! 유지님이 여러분을 도와드릴 거예요!
열심히 숲을 조성하는 유지님에 이어 다음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도 또 다른 방법으로 숲 조성에 기여하고 있는 분입니다. 바로 생태계팀의 유정환 매니저인데요. 과연 그는 재단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생태계팀은 어떤 팀인지 궁금한 분이라면 꽃피는 봄을 기다려주세요. 그때 정환님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우리는 따뜻한 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