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하루 일과를 뉴스레터 읽기로 시작합니다. 요즘 정말 많은 레터가 범람하는 와중에, 좋은 레터를 선별하는 일도 참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인데요, 그중 단연 눈에 띄는 레터가 있습니다. 심지어 뉴스레터도 아니고 ‘뷰스레터’에요. 제목부터 신선해서 눈길이 가는 레터를 클릭하면, 더 확장된 세계가 펼쳐집니다. 실리콘밸리 소식과 함께 생각해볼 요인이 뚜렷한 깊이 있는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죠. 바로 더밀크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더밀크가 뷰스레터만 보내는 팀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오산입니다. 무려 6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더밀크가 어떤 팀인지, 그리고 미디어 스타트업이 어떤 것인지 궁금한 구독자 분들은 오늘 인터뷰에 집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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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나눔재단(이하 아): 대표님, 안녕하세요. 먼저, ‘더밀크’에 대해 직접 소개 부탁드려요.
김인순 더밀크코리아 대표(이하 김):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더밀크는 크로스보더 미디어 플랫폼 스타트업입니다. 설립한 지는 2년 정도 된 회사에요. 처음 설립은 손재권 대표가 했고요, 그후 저와 박원익 뉴욕플래닛장이 합류하게 되었어요. 저희 셋은 모두 기자로 오래 일한 경험이 있었고요. 처음 더밀크를 만들 때는 ‘우리나라에도 돈 내고 보는 미디어를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했어요. 당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즈와 같은 주요 매체가 유료 구독자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었거든요. 한국도 이제 그 시점이 왔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모두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서 기자로 일하던 사람들이니 미디어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죠.
더밀크는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하는데요, 실리콘밸리는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심장이잖아요.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그리고 미국 경제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죠. 그래서 그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 한국에 전달하자는 1차적 목적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들었고, 지금은 미국에 있는 정보를 한국으로 보내는 것을 넘어서 한국의 정보도 미국으로 보내는 등의 역할을 준비중이에요. 국내에 훌륭한 스타트업들이 있으면 미국에 있는 VC에 보내기도 하고, 연결도 하고요. 실리콘밸리 전문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크로스보더 미디어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중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아: ‘더밀크’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지 궁금했어요.
김:손재권 대표가 사명을 지었는데요. ‘우유’와 ‘신문’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바로 매일 아침 신선하게 배달된다는 거예요. 물론 이제는 우유를 어느 시간이고 신선한 상태로 배송받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요. 그리고 우유는 완전식품에 가깝잖아요. 영양가가 높아서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죠. 아이는 우유를 마시며 키가 큰다면, 어른은 더밀크 구독을 통해 지식과 인사이트를 체화하고, 궁극적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고 해요. 또, 우유가 굉장히 다양한 음식의 원재료로 쓰이잖아요. 더밀크의 콘텐츠도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할 수 있어요. 그런 여러 의미를 담았습니다.
아: 이름을 듣고 나니 정말 서비스에 딱인 사명이라고 느껴집니다. 그럼 더밀크는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요?
김:더밀크닷컴(디지털 유료 구독 서비스), 뷰스레터(뉴스레터 형식의 무료 배포 콘텐츠), 더밀크TV(유튜브 채널), 테크&마켓 센싱리포트(B2B 서비스), 실리콘밸리 통신원(B2B), 이벤트 및 컨퍼런스 기획 운영 등 총 6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 아무래도 가장 접근성이 좋은 서비스가 유튜브나 뷰스레터 같아요. 그런데 더밀크는 왜 뉴스레터가 아닌 ‘뷰스레터’라는 단어를 선택하셨나요? 또, 뉴스레터 범람 시대에 더밀크 뷰스레터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 지 궁금해요.
김:뷰스레터는 ‘뷰(View)’와 ‘뉴스레터(News Letter)’의 합성어에요. 더밀크의 뉴스레터는 뷰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어떤 사안에 대해 단순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측하고 분석하는 등 우리의 시각을 담죠. 대부분의 뉴스레터는 뉴스를 요약해서 보내주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뉴스레터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매주 모든 글로벌 거점에 있는 이들이 뉴스룸 회의를 하고,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뷰가 무엇일지 치열하게 고민해 콘텐츠 작성을 합니다. 그 콘텐츠 자체가 기타 레터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제에 대해 토론
도 치열하게 하고, 심사숙고해서 글을 씁니다.
아: 방금 글로벌 회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헤드쿼터인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어느 곳에 또 거점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김: 더밀크는 실리콘밸리 플래닛, 서울 플래닛, 뉴욕 플래닛 세 개의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활동합니다. 헤드쿼터인 실리콘밸리에는 영상팀, 리서처 등 가장 많은 인원이 있고요, 작년에 박원익 대표가 뉴욕으로 건너가 뉴욕 플래닛을 구성했어요. 제가 있는 서울에는 개발, 서비스, 영업, CS 등의 조직이 있고요. 아일랜드에도 저희 팀원이 있거든요? 정말 글로벌한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아: 대표님께서 기자 생활을 하실 때와 스타트업 대표가 되고 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무엇일까요?
김: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이 기사를 쓰는 거였고, 제일 어려운 것이 사업하는 것이라고 느껴요. 저는 전자신문에서 20년 넘게 근속하며 최연소 여성 데스크라는 타이틀도 달았어요. 꽤 큰 조직에 있던 경험이 있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만 집중했죠. 그런데 창업을 하고 나니 세무, 회계는 물론이고 인사, CS 등 신경 쓸 것이 너무 많은거예요. 거기에 콘텐츠도 계속 만들어야 하고요. 그래서 전 회사에 있었을 때 지원 조직에 잘해주지 못했던 점을 후회해요. 하하.
아: 미디어 스타트업이 꽤 늘고 있는 추세잖아요. 더밀크만의 비전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김:정말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서, 이걸 구독자로 하여금 돈 주고 보게끔 하는 것이요. 그게 핵심가치에요. 그걸 위해 레거시 미디어로부터 뛰쳐나온 것이고요. 단순 보도자료 등은 콘텐츠화하지 않습니다. 어디에도 없는 콘텐츠를 만들고, 그래서 사람들이 우리 콘텐츠에 아낌없이 투자하길 바래요.
아: 더밀크가 마루에 입주한 지 어느새 6개월이 훌쩍 지났어요. 마루에서 진행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가장 좋았던 경험이 무엇이었는지 알려주세요.
김:저는 정말 마루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지금 단계에 더밀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찾아봤어요. 그중 하나가 전문가 멘토링을 하는 ‘마루커넥트’였습니다. 저희가 그로스 해킹 관련해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커넥트를 통해 전문가 멘토를 만나고 우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죠. 마치 원 포인트 레슨처럼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신 느낌이었어요. 멘토링을 받고 나서 실제 테스트를 진행하며 실행을 옮겼더니 효과가 배가 되더라고요. 참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이 블로그를 읽는 구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김:저는 사실 마루에 와서 제일 좋았던 것이 ‘페이잇포워드’ 문화에요. 그전엔 살면서 한 번도 페이잇포워드를 실천해보지 못한 것 같아요. 마루가 지향하는 문화이다 보니 익숙해졌고, 자연스럽게 저도 내가 가진 것을 자발적으로 나눠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가진 것이 많이 없는 초기 스타트업이어도, 나누려는 마음 자체를 가지니 행복해지더라고요. 그리고 한편으론 마루에서 생활하면서 조금 더 빨리 창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마루에 있는 젊은 창업가의 열정, 열기를 흡수하면서 저희도 힘을 내고 있어요. 혹시 창업을 마음에 품고 있는 분이라면 실패해도 되니 빨리 창업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창업 후 어디서든 도와 달라고 하면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제가 인터뷰를 진행했던 이스라엘 연쇄 창업가의 말로 마지막 말을 갈음하고 싶네요. “손을 들고 도와 달라고 말하라. 만약 ‘노(No)’라고 말해도 실망하지 말아라. ‘노(No)’는 ‘Next Opportunity(다음 기회)’다”. 세상의 모든 창업가와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습니다.
홍보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미디어 스타트업은 늘 미지의 영역이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팀일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 있다면 부럽기도 하고, 배워보고 싶기도 하거든요. 더밀크는 굉장히 오래 레거시 미디어에서 일한 베테랑 기자 세 분이 직접 설립한 미디어 스타트업이라는 부분에서 항상 제가 궁금해하던 곳이었습니다. 오늘의 인터뷰를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듣고,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마루에서 미디어 스타트업을 처음 소개드리는 만큼, 구독자 분들에게도 신선하고 유익한 인터뷰이길 바라면서 마칩니다. 내일 또 만나요!
실리콘밸리 혁신 미디어. 더밀크는 미래 산업의 인사이트와 미국 주식 정보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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