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베타 단계의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까지 약 50개의 고객사를 확보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지난 4월, 약 20억 원 규모의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헀고, 6월 초에는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센드버드 등 유니콘 기업을 초기에 발굴해 투자한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의 배치 팀으로 선정되기도 한 스타트업이에요. 바로 그런 팀이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인데요, 마루180 입주사 ‘픽셀릭코리아’입니다. 피벗만 다섯 번을 했다는 정상용 대표의 창업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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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나눔재단(이하 아): 대표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픽셀릭코리아’에 대해 직접 소개 부탁드려요.
정상용 픽셀릭코리아 대표(이하 정): 안녕하세요. 픽셀릭코리아의 정상용입니다. 픽셀릭은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영업 CRM SaaS 소프트웨어 ‘릴레잇’을 개발하는 팀입니다. 릴레잇 개발, 운영 외에도 국내에서 B2B 세일즈 커뮤니티 리더 역할도 하고 있어요. 국내 B2B 세일즈하는 스타트업을 위해 ‘오픈카톡방’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고요, 현재 약 800명이 조금 안되는 인원이 모여있는 나름의 커뮤니티가 됐습니다. 스타트업이 B2B 세일즈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콘텐츠도 제공하고요.
아: 아무래도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이라고 하셨으니 팀원들이 여러 곳에서 일하고 있겠어요. 맞나요?
정: 맞습니다. 저희는 100% 리모트로 일을 하는 회사인데요, 코로나 이전부터 이렇게 일을 해왔어요. 팀원은 한국에 네 명, 미국에 두 명으로 나뉘어져 있고요, 한 명도 이제 미국으로 건너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여러 지역에 퍼져서 일을 하고 있죠.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팀원들이 많다 보니 오전 8시(한국 시간) 미팅을 제외하고는 업무 시간이 완전히 자유로워요.
아: 다시 서비스 이야기를 해볼게요. 픽셀릭이 만드는 ‘릴레잇’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려요.
정: 릴레잇(Relate)은 B2B 스타트업이 체계적으로 고객 정보와 영업 프로세스를 관리할 수 있는 CRM 소프트웨어입니다. 릴레잇을 이용하는 고객사가 있다고 가정해볼까요? 고객사와 고객사 담당자 정보, 연락처, 이메일 등을 연동해 영업 관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팅노트나 기타 채널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고객사가 영업을 위해 진행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페이스북 타임라인처럼 피드로 확인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죠. 고객 중심으로 생각했을 때, 이 모든 정보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편하니까요. 이외에도 고객사가 현재 진행 중인 계약이나 딜 프로세스 등도 관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기본적으로 많은 CRM들이 제공하는 기능 외에 저희는 ‘콜라보레이티브(Collaborative) CRM’을 표방하고 있는데요, 영업 관리에서 이뤄지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영업팀 외에 프로덕트 매니저 등도 접근해서 상호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합니다. 고객 데이터가 조직 전체에 흘러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히스토리, 기록 등을 모두 접근해서 볼 수 있도록요.
아: 현재 어떤 고객사가 릴레잇을 사용하고 있나요? 고객사 반응이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정: 마루180 알럼나이이기도 한 퍼블리, 그리고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이 고객사입니다. 특히 퍼블리 같은 경우는 저희가 서비스를 기획할 때 의도한 바와 니즈가 정확히 맞아서 릴레잇을 사용하고 있는 팀이에요. 아까 말씀드렸던 콜라보레이티브 CRM이 필요한 팀이었죠. 디자이너, 개발자 등도 영업과 관련된 고객 정보를 보면서 프로덕트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이외에도 저희 CRM이 한국팀에서 만든 CRM이기도 하고, 스타트업이 사용하기 편리한 형태의 CRM이기 때문에 이용해주는 고객사들이 있습니다.
아: 참, 픽셀릭은 최근 와이콤비네이터 배치 프로그램에도 선정되는 좋은 소식이 있었죠!
정: 네, 맞아요. 아마 글로벌 SaaS가 성장하고 있기도 하고, 저희 팀이 다섯 번이나 피벗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꾸준히 유료 사용자를 확보했거든요. 거기에서 팀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준 것 같아요. 하반기엔 제품이 정식 출시가 되니까, 와이콤비네이터의 경험 많은 파트너들의 피드백을 받아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 픽셀릭이 마루를 졸업할 때 즈음 달성하고자 하는 단기 목표는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정: 현재 기준으로 한국 시장에는 CRM을 쓰지 않는 팀이 엄청 많아요. 그런데 CRM은 확실히 쓰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는 법인 구조 자체가 미국이 본사이고, 픽셀릭코리아가 자회사예요. 현재 미국은 심플 CRM은 많은데, 콜라보레이티브 CRM은 잘 없습니다. 저희 서비스를 가지고 미국 진출도 당연히 할 예정이고요. 현재 고객사가 50개 정도 되는데, 마루를 졸업할 때는 고객사 500개 달성하고 졸업하고 싶어요.
아: 대표님의 창업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픽셀릭코리아를 창업하기 전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정: 저는 학부생 때부터 계속 창업을 했어요. 여러 시도를 혼자 많이 했는데, 처음으로 의미있는 결과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2015년도에 센트비 공동창업을 한 것입니다. 당시 센트비 창업을 하고 3년간 일을 했고요, 센트비를 나와 1년 정도 휴식기를 갖다가 다시 픽셀릭을 창업했어요. 센트비에서는 제품을 담당하는 공동대표로서, 디자이너와 개발자로 구성된 제품팀을 리드했습니다. 지금도 프로덕트를 리드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고요. 예전부터 창업만 계속 해왔고 픽셀릭도 그 연장선이라고 봐주시면 돼요.
아: 현재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정: 공동창업자인 아서는 대학을 다닐 때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같은 과이기도 하면서 같은 학회에 들어갔고, 동아리도 같이 했죠. 원래 잘 알던 사이예요. 2012년인가 13년 즈음에 제가 센트비 이전 엠버스라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을 때 아서는 오픈서베이라는 곳에서 일을 했는데요. 당시는 스타트업이 대중에게 생소할 때라 같은 업계에 있다는 동질감으로 굉장히 친해졌죠. 그때부터 아서와 같이 일해보자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픽셀릭을 창업하면서 아서에게 의미있는 역할을 맡길 수 있겠다고 생각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공동창업자인 크리스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알게 되었어요. 미국에서 원격으로 창업을 했는데, 제가 그때 학생이 아니니까 커뮤니티가 따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창업에 관심 많은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지역 학교 게시판에 글을 썼어요. 그랬더니 크리스가 연락이 온 거예요. 당시 이야기도 잘 통해서, 그후로도 쭉 연락하고 지냈죠. 그러다 크리스가 학부를 졸업하고 월마트에서 일하다가 창업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대요. 그때 제가 픽셀릭을 준비할 때라, 때가 맞았어요. 저는 여러 번 창업을 해봐서 공동 창업자를 찾는 것이 되게 힘든 작업인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서, 크리스와 함께 일하면 어떨까 고민 많이 했는데, 함께 타이밍을 잘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아: 마루에는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어요? 현재까지의 마루 생활이 어떠셨는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정: 센트비 창업했을 때도 느꼈던 건데 스타트업을 하면 외로워요. 저를 가장 잘 아는 어릴 적 친구들도 창업에 관해서 만큼은 공감을 못해주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저는 창업가끼리, 스타트업 멤버끼리 교류하는 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루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있잖아요. 그리고 스타트업이 저희의 잠재 고객이기도 한데 훌륭한 스타트업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죠. 실제로 워크숍이나 타운홀미팅에 참여하고 정말 만족했어요.
아: 마지막으로 아산나눔재단 블로그 구독자 여러분께 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해주세요!
정: 재단 블로그 구독자 분들은 아무래도 창업에 관심있는 분들이 많겠죠? 저는 피벗만 3년을 했어요. 이제 비즈니스 모델이 결정되었으니 앞으로 5년은 열심히 달리려고 합니다. 혹시 창업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창업을 결정할 때 본인이 이 과정을 재밌다고 느끼고, 즐길 수 있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결과만 보고 달리기엔 너무 긴 기간을 달려야 하거든요. 그 긴 기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길 바라요. 마지막으로는 저희 팀 개발자 채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개발자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B2B 사업을 하는 팀은 사실 인터뷰를 하기에 쉬운 팀이 아닙니다. 특히 전문용어가 들어가면 더욱 머리가 어지러워지죠. 그런데 픽셀릭코리아의 정상용 대표는 B2B CRM에 관련한 이야기를 굉장히 재미있게 잘 풀어내는 분이었어요! 왜 스타트업에 CRM이 필요한지, 픽셀릭이 만드는 릴레잇은 다른 단순한 CRM과는 어떻게 다른지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저도 재미있게 인터뷰에 임했답니다. CRM 고민하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오늘 인터뷰를 꼭 읽어 보시고, 하반기 정식 서비스 출시에 많은 관심 가져 주세요! 아셨죠? 그럼 저는 다음 인터뷰 주인공과 다시 돌아올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