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반려 동물뿐만 아니라 반려 식물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높아지는 관심만큼, 키우는 식물이 알아서 잘 자라주면 참 좋겠지만, 열과 성을 다해 물을 주고 해를 쬐어 주어도 기대와는 다르게 식물이 시름시름 앓을 때가 더 많아요. 이런 경험이 있으니 반려 식물을 들이는 데 있어 망설이게 되는데요. 이런 식물 초보들에게 식물 키우기의 전(全) 단계 서비스를 제공해 식물과 함께 평생 동행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팀이 있습니다. 바로 마루180 입주사, ‘그루우’입니다. 식물에 진심인 그루우 권휘광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바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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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나눔재단(이하 아): 안녕하세요, 대표님! ‘그루우’라는 회사와 서비스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권휘광 그루우 대표(이하 권):안녕하세요. 저희는 IT기술로 누구나 쉽게 식물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돕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반려식물’ 키우기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기성 세대는 화초, 난, 텃밭 키우기로 익숙한 가드닝 취미가 디지털 네티이브 세대에게 전파된 것뿐이에요. 다만, 요즘 젊은 세대는 식물을 키워볼 기회가 잘 없었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하죠. 그루우는 무엇이든 모바일이 익숙한 세대들에게 친숙한 방식으로 식물을 키우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 ‘반려 식물’ 시장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합니다. 더불어 앞으로의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권: 저희 부모님은 평생 사과 농사를 하셨어요. 종종 사과나무에 병이 오는데, 이 원인을 누가 알려주지 않아요. 그래서 노지 식물 잎 사진을 찍으면 질병 원인과 처방, 적절한 농약을 알려주는 식물진단 Vision AI앱을 구상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분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겐 식물 키우기가 일상적이고, 익숙한 일인데 도시 친구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죠.
본격적으로 리서치를 해보니 최근 3년간 인스타그램에서 #홈가드닝 해시태그가 3~4배 늘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SSG닷컴, 롯데온에서는 원예상품 매출이 전년 동분기 대비 각각 97%, 230%이상 성장했고요.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사람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건 확실했고, 키우는 과정에서 경험이 개선된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으로 화훼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시장의 경우,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가계소비액의 연간 화초 및 원예 용품 지출액을 기반으로 추산해보면 B2C 화훼시장은 1.54조원 정도인데요, 그 시장은 절화와 분화시장으로 나눠집니다. 절화는 이미 뿌리가 잘린 식물, 즉 꽃/화환입니다. 분화는 뿌리가 잘리지 않은 식물, 즉 화분 형태로 유통되는 식물입니다. 한국 화훼시장은 전통적으로 절화가 내수와 수출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김영란법/코로나19 이후로 꽃 시장은 큰 타격을 받으며 시장이 수축되었는데요. 이 때부터 분화 소비액 비중이 다시 화훼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식물 키우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잘 키우는 사람은 늘지 않는다는 것은, 소매 판매 위주로 시장이 확대된다는 뜻이고, 사후 관리 경험이 안 좋을 경우 다시 시장은 수축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루우는 식물을 사고 난 뒤, 새 잎을 보는 경험을 쉽게 만들어줘서 화훼소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관리 수요 해소를 통한 화훼소비 활성화를 해내려고 해요.
아: 그루우 앱을 사용하게 되면,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인가요? 기타 비슷한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그루우만의 차별점이나 강점이 무엇일지 궁금해요.
권:그루우는 식물 관리의 전-중-후 모든 단계를 유기적으로 다룹니다. 부분에만 집중하지 않아요. 식물 키우는 과정이 생명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모든 정보가 연결되어야 하거든요.
처음 내 식물을 키우기 전 <식물도감>으로 키우는 법을 배우고, 키우는 과정에서 <스마트 스케줄>에 따라 물주기를 하고, 키우다 잎에 반점이 생기면 <AI식물진단>으로 사진을 찍어 질병 정보와 처방을 얻어갈 수 있도록 합니다. 사진을 찍어 즉각적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해요. 마지막으로 기술이 대답해주지 못하는 정성적인 질문들, 예를 들어 우리 집에 어떤 식물이 더 어울리는지는 <커뮤니티>에서 식물집사들과 채팅으로 질문을 해결합니다. 말 그대로, 식물을 키우다 문제가 생길 땐 그루우를 열면 되도록 식물키우기 전 과정의 경험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아: 그루우가 마루를 졸업할 때쯤 달성하고 싶은 단기 목표와 중장기 계획도 공유해주세요.
권: ‘누구나, 식물을 1도 몰라도 신엽을 보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게 저희의 단기 목표예요. 내년 2~3월 입학, 졸업 시즌쯤 많은 분들이 식물을 집에 들이기 시작하실 텐데, 그때 저희 서비스에서 믿을 수 있는 전, 중, 후 관리 경험을 완성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지속해서 자연물과 가까이 있을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만드는 거예요. 내 곁에 자연을 두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생활 공간에 화분을 두는 것인데, 이게 지속되기 힘든 이유는 키울 줄 몰라서 그래요. 계속 실패하니까 다음엔 안 하는 거죠. 결국 ‘나는 안 키우지만 선물로 주는’인테리어 소품으로 역할이 축소되는 되는 것이고요. 저희는 이 점을 개선하고 싶어요.
아: 대표님의 창업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그리고 팀 빌딩은 어떻게 하신 건지 소개 부탁드려요.
권:저는 브랜드 담당자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그런데 마케터들은 제품이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 본질적인 가치를 만들기보다 만들어진 것에 가치를 부여하더라고요. 그 때, 저는 무언가 만들어지기 전 단계부터, 그 최초의 순간부터 시작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강하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고요. 어디서 출발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일단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했고, 그 다음은 스케일업 단계의 스타트업에 비즈니스 디렉터로 경험을 쌓았어요. 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해 충분히 경험하고 배웠던 시간이었어요.
저희 팀은 3명이 공동 창업을 했습니다. 우선, 전 직장에서 만난 개발자 친구가 합류했어요. 제가 하고자 했던 서비스의 가치에 대해 공감했고, 제가 사업을 구상할 때 이 분도 마침 퇴사하시고 초기 조직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 했거든요. 그리고 크레이티브 디렉터분을 모시게 됐어요. 저는 화훼 분야가 이미지 소비로 시작되는 문화라 생각했고요, 그래서 심미적 가치를 알고 있고 많은 것을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죠. 그렇게 3명이 공동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제품을 내고 한 달 뒤에 바로 다음 분을 모셨어요. 식물도감, Q&A, 그리고 상담 등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기 때문에 가드너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아: 초기 팀인데도 불구하고, 홈페이지에 팀 소개와 문화에 대해 소개해 두셨어요.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 부분에 특별히 신경 쓰신 이유가 있을까요?
권: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한다는 것은 미지의 영역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잖아요. 앞으로 저희와 함께하실 분들이 저희 팀을 훤히 들여다보실 수 있도록 해드려야, 안심하고 저희 팀에 관심을 가지실거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누가 봐도 함께하고 싶을 것이란 자신도 있고요!
아: MARU 커뮤니티 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셨나요?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인상 깊으셨나요?
권:제가 OT에서 소속감이라는 얘기를 했어요. 우리는 각자 다 개인의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 같이 하나의 생태계에 들어와 있다는 소속감을 느끼게 되면 그게 굉장한 힘과 에너지가 된다고요. 그 소속감을 위해서는 함께 똑같은 걸 경험하는 게 중요한데, 그 경험의 기회들이 제공되고 있어서 좋았어요. 그게 프로그램의 가장 큰 가치 같아요.
아: 앞으로 MARU 생활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요? 더불어 페이잇포워드 공약도 함께 알려주세요.
권:대표보다 외로운 건 멤버들이에요. 대표님들은 서로 어울릴 기회가 있지만, 멤버들은 그럴 기회가 잘 없거든요. 저는 멤버들이 소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별적으로 많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도움 주시면 더 좋죠.
‘페이잇포워드’로는, 저희의 많은 시도를 콘텐츠로 남겨두고 떠나고자 합니다. 초기 창업 팀의 1년간의 경영 활동 중 겪은 모든 시행 착오를 기록해서 히스토리를 남기고 가겠습니다.
아: 마지막으로 아산나눔재단 블로그 구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권:아산나눔재단 블로그를 보는 분들은 한 번쯤 창업해보겠다는 마음이 있는 분들이시죠? 저는 그런 분들과 빨리 만나보고 싶어요. 모니터 뒤에 계시지 마시고, 필드에서 뵙는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느껴지는 권휘광 대표님의 인터뷰였습니다. 식물을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 집에 들이기 두려웠던 분들은 이번 기회에 그루우와 함께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젊은 세대의 시야에 맞춰 고안한 솔루션이라고 하니 더욱 흥미가 생깁니다. 건강한 식물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그루우에게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그럼 우리는 다음 인터뷰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