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태오를 아산나눔재단 홍보대사에 위촉하며
배우 유태오를 아산나눔재단 홍보대사에 위촉하며
아산나눔재단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정신을 계승한다. 배우 유태오는 이러한 도전정신을 끊임없이 발휘하는 삶을 살아왔다.
독일에서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자란 그는 15-20세 여름 방학 때 마다 한국에 들어와 프로 농구단과 함께 훈련했다. 한국말도, 문화도, 모든 것이 서툴고 자기 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선수들과 하는 훈련이었지만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무리한 훈련으로 무릎 부상이 생기면서 이 꿈은 포기해야 했다.
그는 곧바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배우가 되고자 21세에 뉴욕으로 가서 마릴린 먼로, 바바라 스트라이샌드, 알렉 볼드윈, 스칼렛 요한슨 등이 나온 리 스르라스버그 영화 학교 (Lee Strasberg Theatre and Film Institute) 에서 3년간 수업한다. 그리고는 런던으로 건너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왕립 예술 학교인 로얄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3개월의 셰익스피어 정규과정을 거친다. 이 역시 혈혈단신 직접 부딪쳐보면서 이루어낸 성취다.
최고의 연기학교를 나왔지만 배우로서의 삶 역시 순탄치 않았다. 베트남, 태국,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영화를 찍었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결과적으로 흥미로운 필르모그라피를 갖게 됐지만, 사실 그건 그냥 닥치는 대로 한 거에요. 직접 찾아 다니면서 현지의 프로덕션과 일했죠. 현실적으로 저는 유명한 배우가 아니었으니까요.”
2018년 그가 주연한 러시아 영화 ‘레토’가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그는 비로소 ‘스타’의 반열에 오른다. 칸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 세계적인 배우들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는다.
그러나 이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러시아의 전설적인 한국계 음악인 빅토르 최의 일생을 그린이 영화의 주연을 따내기 위하여 그는 2천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했다. 주연에 발탁된 다음에는 한마디도 할 줄 모르던 러시아어로 된 대사를 익히기 위하여 한 음절씩 끊어서 음절마다 수백 번씩 발음연습을 해야 했다: “시나리오를 찢어 호텔방 벽에 전부 붙이고 대사를 문장으로 쪼개고, 다시 단어로 쪼개면서 단순 무식하게 3주간 외웠다. 감옥에 갇힌 기분으로 말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빅토르 최의 노래 9곡을 직접 부르기도 하였다.
그는 ‘레토’로 유명해졌으니 앞으로 배우활동도 쉬워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기대 같은 건 없다”고 한다. “작품 ‘콜’이 없다면 또 오디션을 보러 다닐 거다. 이런 관심이 빨리 없어진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유태오는 삶이 던져주는 도전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직접 부디쳐 해결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는 아산이 늘 말씀하신 담담한 마음가짐의 소유자다. 담담(淡淡)함의 한자는 물 수(水) 변에 불 화(火)를 두 개 얹어 놓은 것이다. 불과 같은 열정을 갖고 있으면서 이를 물로 다스려 평정을 유지할 줄 아는 그러한 마음가짐이다.
유태오는 적극적으로 살면서도 건강한 정서와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젊은이다. 그는 연기를 위해서 찾았던 나라들의 요리를 직접 배우고 만들면서 그 나라의 ‘맛’을 배운다.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요리는 독일식 족발 요리인 학센과 중국식 우육탕면이라고 한다. 노래와 시를 쓰고 ‘양말 괴물 테오’라는 동화도 썼으며 ‘섬세함’이란 말을 좋아한다.
그는 도전정신, 풍부한 감수성,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계속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갈 것이다. 그를 아산나눔재단의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이유다.
2019. 01. 15 (화) 아산나눔재단